'비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5/26 버냉키 FRB의장 “美 세계화, 함정에 빠졌다”(펌) (37)
2월 기사 스크랩


지난 30년 동안 폭주 기관차처럼 질주해온 ‘세계화’에 대해 궤도 수정을 촉구하는 반성론이 확산되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7일 “지난 30년간 벌어진 양극화로 미국 경제의 주 성장동력인 역동성이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이날 세계은행이 워싱턴에서 주최한 ‘세계화 과연 정점을 지났는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도 미국 등 주요 경제권에서 기존의 세계화가 더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같은 반성론은 빈부격차 문제가 이례적으로 쟁점화됐던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 이은 것으로, 반세계화 진영이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 주도 진영 내부에서 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간 세계화 주도 진영은 빈부격차 문제를 세계화가 가져다주는 번영에 비하면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 성장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펴왔다.

버냉키 FRB 의장은 이날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상공회의소 연설을 통해 “경제적 기회의 평등만이 미덕인 줄 알고 경제적 결과의 불평등을 외면해왔다”며 “개인의 책임 밖에서 벌어진 경제적 결과의 불평등에 대해 일종의 ‘보험’을 제공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버냉키 의장이 정면으로 양극화를 언급한 것은 성장과 효율을 중시하는 ‘미국식 세계화’가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지난달 취임 6년 만에 처음으로 소득 불평등 문제를 공개 시인했으며,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로버트 루빈·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도 최근 양극화의 덫을 경고했다.

‘세계화 과연 정점을 지났는가’ 세미나에서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라위 에브델라 교수는 “자본이동의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는 계속되더라도 (양극화 등)사회·정치적 맥락을 아우르는 현재의 세계화(Globalization)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승자 독식의 부자들만의 세계화는 경제 불평등으로 인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화에 대한 반성론은 세계화의 선수를 길러온 미국의 경영대학원(MBA)에서도 일고 있다. 대학들은 MBA 교과 과정에 기업윤리를 신설, 강화하는 추세다. 프랑스·독일 등 유럽은 물론 일본에서도 양극화 해소가 화두로 떠올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다보스 포럼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며 양극화 해소와 지속가능한 세계화를 촉구한 바 있다.

버냉키 의장은 양극화 해소책으로 ▲경제적 기회를 최대한 평등하게 배분하기 위한 노력 ▲경제적 결과의 불평등이 평등할 필요는 없지만 개인의 경제 기여 정도에 연계한 배분 ▲세계화의 패자들에 대한 배려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