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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3 중국요리 고르기 (48)
몇 해 전 중국 출장을 갔다가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메뉴판의 용(龍)요리는 대체 무슨 음식일까. 용이라면 혹시 황제가 먹던 최고급 요리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과감하게 도전하기로 했다. 맛도 좋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뱀요리였다.

‘요리의 보고’라는 중국. 우리가 찌개, 전골 하면 어떤 음식이 딱 떠오르듯이 중국요리도 메뉴판만 보면 어떻게 만든 요리인지 짐작할 수 있다.

어떤 요리든 재료의 이름과 요리 방법이 들어간다. 고급 중국 식당에 가면 용(龍)이나 호랑이(虎)가 들어간 이름이 있는데 이것은 재료 이름이라기보다는 모양 등을 보고 붙인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밀레니엄 힐튼호텔 중식당 이휘량 주방장은 “잉어수염요리 등에도 용이름을 붙인다”며 “용 같은 상상 속의 동물은 대개 요리의 모양 등을 보고 정한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는 재료, 요리법 등으로 이름을 쓴다.

요리이름은 일단 요리하는 방법이 앞에 나오고 그 뒤에 재료가 붙는다. 탕추러우(糖醋肉·탕수육)에서 탕은 달다는 뜻이고, 추(醋)는 식초다. 러우(肉)는 중국에서는 돼지고기를 뜻한다. 쇠고기는 뉴러우(牛肉)라고 쓴다. 지(鷄·기로도 읽는다)는 닭고기다. 펑황(鳳凰)도 닭고기다. 간펑지(乾烹鷄·깐풍기)는 국물 없이 마르게 볶은 닭고기를 뜻한다. 라자오지(辣椒鷄·라조기)는 라자오는 고추를 뜻한다. 결국 맵게 요리한 닭고기란 뜻이다. 새우는 샤(蝦)다.

헷갈리는 이름도 있다. 톈지(田鷄)는 밭에서 기른 닭고기 요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건 개구리다. 향기나는 고기란 뜻의 샹러우(香肉)는 개고기. 보통은 거우러우(狗肉)라고 쓰지만 이렇게 쓰기도 한다. 남쪽 지방에선 개고기를 三六湯이라고도 쓰는데 3+6=9, 즉 9의 발음이 꺼우로 개를 뜻하는 거우와 비슷해서 이렇게 부르기도 한단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오리는 야(鴨)다. 베이징덕은 베이징 카오야라고 한다.

요리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사오(燒)는 볶은 다음에 다시 국물을 붓고 졸인다는 뜻이다. 펑(烹)은 삶는다는 뜻인데 화력을 세게 해서 소스가 빨리 재료에 배게 하는 방법이다. 정(蒸)은 찐 음식. 류(溜)는 국물이 걸쭉하게 흐를 정도의 모양을 나타난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조림쯤 된다. 예를 들어 류싼쓰(溜三絲·류산슬)은 졸인 소스에 가늘 게 썬 세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요리다. 회이(會)는 재료를 볶다가 전분을 풀어 끓인 요리다. 차오(炒)는 기름에 볶는다는 뜻이다.

모양도 알 수 있다. 딩(丁)은 네모나게 썬 것, 쓰(絲)는 가늘게 썬 것, 콰이(塊)는 토막으로 자른 것, 피엔(片)은 넓적하게 썬 것이다.

스토리가 얽힌 요리이름도 있다. 마포두푸(麻婆豆腐·마파두부)는 못생긴 과부가 두부를 잘 만들었는데 그의 두부맛이 좋았다고 한다. 뜻은 곰보할머니 두부란 의미다. 닭요리 궁바오지딩(宮保鷄丁)은 서태후의 위세를 믿고 거들먹거리던 환관을 처형한 정보정의 관직에서 따온 이름이다. 고향 귀주에서 주민들이 환영만찬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닭요리 한접시면 된다고 했다. 이때 만들어진요리다.

그럼 중국에 탕수육과 자장면, 짬뽕이 있을까. 있다 해도 우리와는 맛이 다르다는 것만 알자. 우리가 먹는 중식은 한국화된 중국식이다. 중국요리는 서양요리와 달리 찬요리부터 먹고, 수프를 나중에 먹는다. 중국요리는 남기는 게 예의라고 알려져 있는데 요즘 중국사람들은 남긴 요리를 다 싸간다고 한다.

〈최병준기자〉